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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품 700개 팔면 아프리카 우물 1개 짓는 30대男 사장
  • 등록일  :  2018.01.25 조회수  :  3,693
  • 첨부파일  : 
  • [출처]매일경제 인터넷판

    판매와 기부를 한번에 하는 화장품이 있다. 푸쉬카 천연 화장품 전문몰은 제품이 700개 팔릴 때마다 아프리카 지역에 우물을 하나씩 만들어 준다. 사회적 기업 형태의 독특한 콘셉트와 생산방식을 토대로 마니아층이 형성됐다.

    투자 개발회사에 재직하며 아프리카 출장이 잦았던 조은석(36) 대표는 가나 지역의 한 시장에서 셰어버터라는 화장품 원료를 보게됐다. 그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셰어버터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을 보고 천연 화장품 시장에 눈을 돌렸다.




    일반적으로 정제 과정을 거치는 타사의 셰어버터 제품과 달리 조 대표는 원료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비정제식 상품을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일반 셰어버터 제품은 유럽에서 정제 과정을 거쳐 향도 무향이 되고 색깔도 하얗게 된다"며 "상품성은 좋아지지만 정제과정에서 파괴되는 영양 성분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셰어버터 제품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뒤 제품 라인업 확장을 위한 새로운 제품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치열한 연구개발 끝에 개발된 '3데이즈 다이렉트'와 '풀 차징 크림'은 현재 푸쉬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제품 라인이다.

    3데이즈 다이렉트는 고객들이 갈수록 유통기한, 제조일자 등에 민감해지고 있는 트렌드에 맞춰 내놓은 제품이다. 고객이 원하는 배송일자에 예약 주문을 하면 그 시기에 맞춰 생산에 들어가 고객에게 도착하는 시간을 3일만에 끝낸다. 조 대표는 "가장 신선한 상태의 화장품을 받고 싶다는 고객의 니즈를 해결한 상품"이라며 "현재 푸쉬카의 단골 고객들이 가장 꾸준하게 구매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풀 차징 크림은 화장품의 '종합비타민'이 되겠다는 콘셉트다. 조 대표는 모든 기초 제품을 하나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제품을 만들었다. 바쁜 직장인, 남성 고객 등이 간편한 사용 방식에 매료돼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고.

    '독특한 친환경 제품'으로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하던 조 대표는 한 사회적 기업에 관한 책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아 사업의 콘셉트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된다.

    그는 기부와 판매를 한 번에 해결하는 회사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품게 됐다. 조 대표는 신상품 '스윗드롭스'를 내걸고 제품 700개가 팔릴 때마다 발생되는 수익금으로 아프리카 지역 한 곳에 우물 1개씩 만들어 주기로 했다. 굿네이버스와의 협약도 완료했다.

    "누구나 남을 도우며 살고 싶어 하지만 당장의 형편 때문에 나중으로 미루면 결국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을 도우면서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정말 흥분되더군요. 전 세계에 8억 명 정도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스윗드롭스가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는 일에 작은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미니 인터뷰 >

    ▲ 남성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의외다.

    새로운 개념을 만들고 없던 제품을 만드는 일을 좋아했다. 화장품이 하나 탄생하기 위해서는 제품, 브랜드, 스토리 등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종합적인 창작 활동이 필요하다. 그런 점이 매력 있었다. 제품 개발까지 시행 착오도 있었지만 내 아내가 발라도 좋을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준비했다.

    ▲ 스윗드롭스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보인다.

    스윗드롭스가 출시되면서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됐다. 기부를 뜻하는 charity, 화장품을 뜻하는 cosmetic을 결합해 '채리티메틱(charitimetic)' 상품이라고 명명하고, 앞으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채리티메틱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가장 오랜 기간 개발했고, 가장 많은 개발비가 들었다. 생크림을 바르는 듯한 부드러운 발림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품질은 정말 자신 있다.

    ▲ 해외 진출 계획은 없나?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과 수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많은 대형 브랜드들이 경쟁하고 있는 화장품 시장에서 푸쉬카가 살아 남으려면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해외 지역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는 형태, 카페24의 해외몰을 오픈해 온라인 판로를 확대해 나가는 형태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경험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아주 솔직히 말해 멋모르고 달려 들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화장품 시장이 이 정도로 크고, 진입 장벽이 높은 곳인 줄 미리 알았다면 지레 겁 먹고 뛰어들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푸쉬카는 5년째 운영 중이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겁 내고 포기하지 말고 무조건 도전하고 경험해 보기 바란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